#일식, #해가림, #망막화상, #일식관측
안전한 일식 관측을 위한 고려 사항
이 기사의 핵심:
- 일식 관측 중 망막 화상을 일으키는 주범은 태양의 적외선 복사이며, 자외선 또한 수정체와 망막 등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생활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필터들(CD/DVD, 과자봉지, 선글래스, 사진 필름 등)은 태양을 직접 보는 동안 효과적으로 자외선과 적외선을 차단해줄 수 있는 물질들이 아닙니다.
- 일식 중 태양의 대부분이 가려지고 아주 조금만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태양면에서 오는 복사의 세기는 약해지지 않습니다. 망막에서 손상되는 면적만 달라질 뿐입니다.
- 태양 또는 일식을 맨눈이나 보증되지 않은 필터로 단 몇 초만 관측하여도 망막에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태양을 직접 관찰한 결과 발생하는 이와 같은 망막 손상의 결과는 즉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오랜 세월에 걸친 노화 과정 속에서 망박 변성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겪지 않아도 될 망막 변성을 겪게 되고, 더 심하게 겪을 수 있으며, 더 어린 나이에 겪을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보든 망원경이나 쌍안경을 통해서 보든, 적절한 보호 장비 없이 해를 관측하는 일은 아주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해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보내오기 때문입니다. 맨눈으로 해를 바라볼 때 동공으로 들어오는 에너지의 양은 대략 4mW 가량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조명보다 10만배 더 밝은 조명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동공에 5mW 짜리 레이저 포인터를 바로 쏘는 끔찍한 상상을 해보면 그 충격이 충분히 느껴질 것입니다.
이 글의 참고문헌 표시법
조영우 (2009). "안전한 일식 관측을 위한 고려 사항", 푸른행성의 과학, http://skyobserver.net/48990, (연도-월-일 방문)
일식 중 맨 눈으로 해를 안전하게 관측할 수 있는 시기가 있을까?
일식이 일어날 때처럼 해가 대부분 가려지면 맨눈이나 망원경으로 해를 봐도 좋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해가 더 많이 가려져서 좋은 일은 피해받는 면적이 줄어드는 것 뿐입니다. 일식 때문에 해가 더 많이 가려지면 눈부심은 줄어들지만 해의 단위 밝기는 변하지 않습니다. 맨눈으로 해를 안전하게 관측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는 개기일식이 완전히 진행된 순간 뿐입니다. 오히려 일식을 관측할 때가 더 위험합니다. 달이 태양을 가린다고 해서 태양의 밝기가 감소하지는 않지만, 태양면의 면적이 줄어 동공은 더 크게 확장되므로 망막에는 태양의 상이 더 밝게 맺히기 때문입니다.
망막에 맺히는 해의 상의 지름이 약 0.2mm이므로, 해의 전체 넓이에 대응하는 중심와의 원추세포 수는 1만개에 이릅니다. 따라서, 달이 해를 가려서 해의 넓이가 1만분의 1로 줄었다고 하더라도, 맨눈으로 관측한다면 중심와의 시세포 하나가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해의 넓이가 1/10로 감소하여 안심하고 해를 관측한다면 손상되는 시세포의 수는 1000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중심와에는 약 2만개의 원추세포가 분포하며 사람의 시력이 대부분 중심와에 의존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1/10 남겨놓고 가려진 일식 장면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경우 5%의 시각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전한 관측 장비
눈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를 선택할 때에도 신중해야 합니다. 흔히 해를 관측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것으로는, 노출시킨 사진필름이나 폴리에스테르, CD, 선글래스 등이 있습니다. 그을린 유리도 괜찮다고 하구요. 사실, 이런 재료는 눈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해로움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재료를 통해 해를 볼 때 해의 찬란함이 사라지고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재료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해는 가시광 에너지만 보내오는 것이 아닙니다. 적외선과 자외선으로 입사하는 빛은 사람의 망막과 수정체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시광 뿐 아니라 적외선과 자외선 영역의 에너지도 차단해주는 안전하고 적합한 필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적외선 영역의 빛은 망막의 온도를 높이면서 강렬한 잔상을 남길 뿐 아니라 때로는 일시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만약, 해를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영구적인 손상이 일어나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린이의 경우 이러한 손상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일식과 같은 행사에서 반드시 보호자의 안전 지도와 보호가 있어야 합니다. 백내장 등의 질환 때문에 수정체를 새로 이식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해의 고도가 높고 관측 지점의 해발고도가 높은 경우 더욱 위험하니까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편 맨눈 관측시 적외선에 의한 망막 온도 상승으로 망막이 손상되기는 쉽지 않으며 주로 짧은 파장의 빛에 의해 손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White et al., 1971)
적외선은 망막의 온도를 높임으로써 피해를 주는 한편, 자외선은 망막에서 광화학적인 반응을 일으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광화학적인 반응이란 빛 때문에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말합니다. 만약 자외선이 망막에 그대로 입사할 수 있다면 자외선은 적외선보다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외선은 수정체에서 상당히 많이 흡수되므로 망막보다는 수정체에 손상을 주게 됩니다. 해 관측 시간이 길어지면 수정체가 노랗게 변성되면서 불투명도가 증가하고, 결국 백내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쌍안경이나 망원경과 같이 빛을 모으는 장치를 사용할 때에는 훨씬 더 심각합니다. 손상이 훨씬 더 광범위해지기 때문입니다.
햇빛 때문에 눈에 생긴 화상은 아프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망막에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눈을 다쳤다는 걸 아는 데까지 12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눈을 다친 사람은 눈의 기능이 떨어진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의 시력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약해집니다. 만약 해를 보는 이러한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시력 감퇴가 더 심해질 것입니다.
잘못 알고 사용하는 필터들
흔히 안전한 것으로 잘못 알고 사용하는 도구들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Solar Physics Task Group 2009).
- 사진용 컬러 필름
- 그을린 유리
- 의료용 X-선 촬영 필름
- 플로피디스크를 비롯한 폴리에스테르 필름
- CD나 DVD
- 두꺼운 플라스틱
- 선글래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이들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도구로 해를 관찰하면 해의 찬란함이 사라지면서 편안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도구들이 가시광을 흡수한다고 해서 적외선과 자외선도 적절하게 흡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햇빛은 가시광 만큼이나 많은 적외선 에너지를 보내오며, 자외선 또한 눈을 구성하는 요소에 해를 줍니다. 만약 이러한 도구로 태양을 지속적으로 관찰한다면, 적외선이 망막에 화상을 일으키고 자외선이 수정체를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를 좀 더 마음 놓고 관찰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도구가 아예 없는 사람보다 오히려 더 큰 시각 손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가시광 감소 필터로 가시광량을 줄이면 사람의 동공이 더 확장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러한 필터를 통과하면서 가시광 에너지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동공은 더 많은 가시광 에너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확장합니다. 확장된 동공은 가시광 뿐 아니라 적외선과 자외선도 더 많이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적외선과 자외선을 제대로 흡수하지 않는 필터를 이용하였을 경우 수정체와 망막 등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선글래스를 착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Serway 2013). 선글래스는 해를 직접 보는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자외선 또는 적외선 차단 선글래스는 지표나 사물 등에서 산란된 간접적이고 약화된 자외선과 적외선을 약화시킬 뿐입니다.

노출시키지 않은 사진 필름으로 일식을 관측했다가 손상된 사람의 중심와. 흰색 네모 안에 망막 내 반점성 부종이 발생되었다. (Parentin)
위에 나열된 도구들은 눈을 보호하는 데 있어서 적당히 두꺼운 구름보다도 못합니다. 구름은 가시광과 자외선 뿐 아니라 적외선의 양도 줄여줍니다(Solar Physics Task Group, 2009). 따라서, 해가 적당히 두꺼운 구름에 가려진 채 지평선 근처로 뉘엿하게 기울고 있는 경우라면, 잠시 해를 관찰해도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구름이 태양 관측에 적합한 필터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앞에서 언급한 필터가 그만큼 위험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구름이 옅거나 해가 높은 경우라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해가 낮을 때 관찰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흔히,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이용하여 태양을 관측했던 연구로 인해 실명하게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이것에는 근거가 없습니다. 갈릴레오는 해가 뜨거나 질 무렵에만 관측을 수행하였으며, 나중에는 투영법을 이용하여 관측을 수행하였습니다. 갈릴레오의 실명은 노화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Young, 2012).
해를 관찰하는 가장 좋은 도구는 안전성이 검증된 태양 관측용 필터입니다. Baader Planetarium이나 Thousand Oaks에서 이러한 종류의 필터용지를 판매합니다. 이런 필터용지를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안경테나 틀에 붙여서 해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필터로도 3분 이상 지속적으로 해를 관찰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또한, 필터가 구겨지거나 닳아서 헤어진 경우에도 사용해선 안됩니다. 잘 모르고 사용한 필터 때문에 손상된 시각은 자각 증상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평생동안 후회할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해 관찰용 안경을 구하는 방법
태양관찰용 안경은 다음과 같은 업체나 기관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 천체망원경 판매 업체
- 사단법인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본회(http://www.kaas.or.kr/) 및 지부
- 각 지역 과학교육원 또는 교육과학연구원 (예: 경기도과학교육원)
- 각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시민천문대 (이 사이트의 천문대/관측지 메뉴에서 확인하세요)
업체에서는 약 1만원 가량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의 본회와 각 지부, 각 지역 과학교육원, 시민천문대 등도 시민들에게 태양 관찰을 위한 안경을 제작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 지난 개기일식 관측을 위해 일식관찰 안경을 제작하여 배포한 단체나 기관은 다음과 같습니다(제가 아는 정보의 한계 이내에서)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본회,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서울 및 인천 지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기지부, 경기도과학교육원, 경기도과학교육원 북부기초과학관
참고 문헌
- Serway, R. A. and Jewett, J. W. (2013). Physics for Scientists and Engineers with Modern Physics, Cengage Learning
- Young, A. T. (2012). "Galileo, solar observing, and eye safety", http://mintaka.sdsu.edu/GF/vision/Galileo.html, (2009-07-18 방문)
- Solar Physics Task Group (2009). "How to safely observe the sun", http://solarastronomy2009.org/safe-solar-observations/, (2009-07-18 방문)
- B. Ralph Chou (2008). "Eclipse Filters: Time for an International Standard", http://www.mreclipse.com/Special/filters.html, (2009-07-18 방문)
- Medkeff, J. (2006). "Safe Solar Observing", http://www.skyandtelescope.com/observing/objects/sun/3309106.html?page=1&c=y, (2009-07-18 방문)
- Plait, P. C. (2002). Bad Astronomy: Misconceptions and Misuses Revealed, from Astrology to the Moon Landing 'hoax', Wiley (구글 도서)
- Hecht, E. (2002). Optics, 4th ed., Addison Wesley
- Chou, B. R. (1997). "Eye safe during solar eclipses", NASA RP 1383, 1997, http://eclipse.gsfc.nasa.gov/SEhelp/safety2.html, (2009-07-18 방문)
- White, T. J., Mainster, M. A., Wilson, P. W., and Tips, J. H. (1971). "Chorioretinal temperature increases from solar observation", Bulletin of Mathematical Biophysics, 33, pp.1-17
- Parentin, F. (불명). "The Sun can be dangerous to the eyes", http://www.eso.org/public/outreach/eduoff/vt-2004/safety/sun_eye.pdf, (2009-07-18 방문)
조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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