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생명대는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거리 범위를 뜻합니다. 하지만, 행성이 생명대 안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생명대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하여 진화를 거듭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구의 역사를 연구해 본 결과에 의하면,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하여 인간까지 진화해 오는 데 46억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항성의 여러 가지 특징 가운데 질량이 아주 중요합니다. 항성의 질량이 크면 항성 중심의 온도가 더 높습니다. 중심의 온도가 더 높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항성의 광도는 증가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항성의 수명과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항성 중심의 온도가 높을수록 항성 중심의 연료 소모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항성의 수명이 짧아지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항성의 질량이 클수록 항성의 광도는 증가하며 수명은 짧아지는 것입니다 태양의 수명이 100억년인 데 비하여, 태양 질량의 25배(태양 광도의 8만배)인 항성은 3백만 년 밖에 살지 못합니다. 반면, 태양 질량의 8%(태양 광도의 0.03%) 밖에 안되는 항성의 수명은 2천 5백억 년이나 됩니다.
직녀성은 태양보다 3배 가량 무겁고 광도가 태양 광도의 50배 정도 됩니다. 이러한 직녀성의 수명은 5억년 밖에 안 됩니다. 이 정도의 시간으로는 생명대 안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태동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항성이 탄생하고서 20억년 정도 경과하는 동안에는 혜성이나 소행성과 같은 천체들이 아주 많아서 행성 표면에 충돌하는 일이 매우 잦습니다. 따라서, 행성의 생명체는 처음 20억년 동안은 아주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쉽게 발달할 수 없는 것이지요. 영화 컨택트를 보면, 외계인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팀이 어느 날 직녀성에서 온 외계인의 신호를 잡아내고서는, 매우 기뻐하면서도 의아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직녀성의 질량이 크고, 그에 따라 수명이 매우 짧기 때문에 그 근처에서는 생명체를 가진 행성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한편, 태양 질량의 절반이 안 되는 항성은 광도가 태양 광도의 8%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항성은 550억년 이상을 살지만 사실 여기서는 수명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항성의 생명대는 중심 항성에 너무 가깝고 폭도 너무 좁습니다. 중심 항성의 힘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성들의 자전은 조금씩 늦추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항성에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경우에는 그 힘이 워낙 커서 행성의 자전이 급격하게 늦추어집니다. 행성이 한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자전 주기라고 합니다. 바꿔 말하면, 이런 행성들은 자전 주기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입니다. 결국 행성의 자전 주기가 공전 주기와 같아지면, 행성은 언제나 항성 쪽으로 같은 면만을 향하게 됩니다 이것을 동주기 자전(synchronous rotation)이라고 합니다. 달의 자전 주기도 공전 주기와 같습니다. 그래서 지구에서 볼 때 달의 한쪽 면만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동주기 자전을 하게 되면 행성에는 언제나 항성을 등지는 쪽이 생기겠죠. 이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언제나 항성을 등지는 쪽에서는 항성의 에너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온도가 너무 낮아져서 기체가 자꾸만 고체로 변하게 됩니다. 생명체가 살아가려면 대기가 필요한데,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면 행성은 대기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생명체도 존재하기 어려워지는 거구요.
또한, 이처럼 항성에 가까운 행성은 공전을 하는 동안 항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플레어(항성의 에너지가 거대한 불기둥을 만들며 항성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현상)의 영향을 심하게 받습니다. 이 플레어 때문에 행성의 생명체는 생존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게다가 이렇게 질량이 작은 항성의 주위에서는 생명대의 범위가 너무 좁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행성의 공전 궤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행성이 생명대를 벗어나기 십상입니다.
이처럼 항성의 질량은 생명대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연구에 의하면, 질량이 태양 질량의 0.5배-1.5배인 항성이 가장 적합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항성의 표면 온도는 4,000 K-7,000 K (K는 절대 온도의 단위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온도의 단위는 섭씨 온도이고 단위는 ℃입니다. 섭씨 온도에 273을 더하면 절대 온도가 됩니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000 K입니다) 사이이며, 광도는 태양 광도의 0.08배-4배 사이입니다. 우리가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고 싶다거나 앞으로 우리가 이주할 새로운 세계를 탐색하려 한다면 이러한 조건을 갖는 항성들을 조사해봐야 할 것입니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푸른행성의 과학 :: http://www.skyobserver.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