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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의 겨울 밤하늘
2012년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기, 서울, 인천 지부의 관측회가 소백산에서 있었습니다. 겨울 밤하늘의 끝자락을 마지막으로 놓아주는 아쉬운 관측회였습니다. 세 지부의 성인 회원 뿐 아니라 청소년과 어린이 회원들도 참가하는 행사였지만, 소백산의 눈길을 등반하는 쉽지 않은 여정인데다 정상의 강풍과 혹한과도 싸워야 해서 걱정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만큼 관측 안전을 위한 노력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수도권의 각 지역에서 출발한 회원들은 정오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죽령휴게소에 모여들었습니다. 소백산에 올 때마다 들르는 식당에서 점심을 하고 소백산 천문대의 픽업 차량에 관측 장비를 모두 실은 다음 바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날씨는 예상보다 너그러웠습니다. 바람도 순했고 온도는 봄 마냥 훈훈하다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마침 CJB 대전 SBS 뉴스투데이 팀에서 나와 죽령휴게소부터 회원들의 여정을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소백산 천문대의 차량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젠을 선물받은 녀석들은 그걸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벌써 며칠을 설레이던 참이었으니 그 먼 길이 당장 마음 속에 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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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자리유성우 아래로 강물은 흐르고
{ 2009년의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있었던 새벽에 쓴 글을 이제 올립니다. } 사실은 공림사로 가려 했습니다. 차안의 널부러진 네비게이션을 보니까 망설여지더군요. 시거잭 전원 커넥터에 문제가 있어서 며칠 전부터 작동하지 않습니다. 공림사까지의 많이 구부러지고 3차원적으로 전개되는 복잡한 길들이 떠올랐습니다. 가려면 못 갈 곳도 아니건만 어찌 이렇게 쉽게 마음 속에서 밀려나는지.. 집에서 20분 거리에 공원묘지가 있습니다. 청주 근처에서 믿을 수 없을만큼 하늘이 좋습니다. (이런 표현은 늘 상대적이라는 데 주의해주시리라 믿습니다 ^^) 하지만 사진기가 설치될 수 있는 요소마다 근처 공장에서 운행하는 트럭이 강렬하게 빛을 비추는 곳이기도 합니다. 머리 속에선 같은 산의 중턱에 있는 절 하나로 더듬어 올라갑니다. 아홉시가 다되어 사찰에 전화를 하는 무례를 범했습니다.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긴 하셨지만 그래도 쫓아내진 않으시리라 하는 생각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사찰로 가는 길을 따라 집을 떠난지 고작 3분쯤.. 미호천의 다리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넓은 강폭, 우거진 갈대, 수면 위로 잔잔하게 명멸하는 은은한 불빛들.. 광시야 촬영에 도움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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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비아 사막의 밤
요즘 읽고 있는 책의 중간 부분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북극 조사에 길들여진 고생물학자들에게 나미비아의 태양은 너무 일찍 진다. 오후 6시면 벌써 배낭과 해머를 철수해야 하고, 회중전등을 들고 위태롭게 걷는 게 싫으면 반드시 장작을 모아두어야 한다. 일교차도 크다. 오후에 38C까지 오르지만, 아침이 되면 침낭 주변에 서리가 맺힌다. 해가 넘어가면 남서부 아프리카의 황량한 언덕과 환상적인 관목이 땅거미 속으로 숨어버리고, 저녁 하늘에 새로운 경이로움이 모습을 드러낸다. 맑은 사막의 하늘에 은하수가 나타나는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별들이 남쪽 하늘에 큰 호를 그린다. 호주의 원주민들은 별자리를 만들 때 까만 공간에 드문드문 박힌 점들을 연결하는 대신, 반짝거리는 것 사이사이에 드문드문 섞인 까만 공간을 이어 별자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미비아 사막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노라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그 하늘의 차양을 가로지르며 몇 분마다 유성이 떨어진다. 생명, 최초의 30억년, Andrew H. Knoll (김명주 역)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에 올랐을 때 별이 하도 많아서 북극성을 한참동안이나 찾아 헤매었던 일이 기억...

